오늘은 국립암센터에 입원하는 날이다.
만감이 교차한다.
아내는 인생을 다 산듯한 말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있다.
그리고 입원을 하려고 짐을 싸는것인지, 인생을 정리하는 짐을 싸는건지
짐을 풀었다가 다시 쌌다가. 이게 모두 무슨 소용이냐며 울기도 한다.
그러고보니 예쁘고, 실용적이라고 생각했던것도
암환자 입원으로 보면, 모두 부질없고 소용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국립암센터에 입원하러 이동한다. 갔더니 채혈실에서 피도 많이 뽑는다. 사람도 많다.
복수가 가득찬 배는 무엇을 해도 불편하고 힘들다. 만삭보다 더 크게 불어난 배로 걷기도 힘들고 숨쉬기도 힘들다.
자리를 정리중이라며 기다리라해서 계속 기다렸다.
드디어 연락이 왔다. 입원수속을 하시라는 것이다.
4인실자리가 있었는데, 오늘 퇴원하시는 분이 문제가 생겨서 퇴원을 못하게 되었다며
우리에게는 1인실 자리가 배정되었고, 부인암병동인 8층이 아닌 대장암병동인 6층이 배정되었다.
국립암센터 1인실은 대략 30만원정도 된다. (295,000원) 두타입이 있는데 구조가 조금 다를뿐 비슷하다.
보통 1인실은 실비보험에서 50% 지원이 되는 계약을 가지고 계신분들이 많다. 곧 하룻밤에 145,000원이라고 생각하면 될듯하다. 하지만 이도 같은 병명으로 120일한도 등의 한도가 있다. 초기화는 6개월마다 초기화 된다고 보험사에 문의하여 설명을 들었다
대장암병동 1인실이라니.. 뭔가 처음부터 꼬이는듯한 좋지않은 기분이였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는 생각으로 병실로 입원하였다.
환자복을 갈아입었더니 이제야 환자같다. 그전에는 전혀 환자같지 않았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예쁘고 건강해보이는데 암환자라니.. 그것도 4기라니..믿어지지 않았었는데, 환자복을 입혀놓고 병상에 눕혀놓으니 이제야.. 환자같다.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그리고 손을 잡고, 하나님께서 지켜주시기를 기도했다.
오늘은 링거를 정맥에 꼽고 잘 자는게 일이다. 그리고 대장내시경을 위한 약물을 먹어야 했다. 화요일부터 금식하고 오라해서 지금도 기운이 없는 상태인데 대장내시경을 해야 한다며 다시 금식을 명령받고, 약물을 나누어 마셔야 하는 괴로움이 있었다. 복수만 아니였어도 물을 마시는건 문제가 되지 않았을텐데, 물을 마시는건 가득참 복수에 가혹한 고통이였다.
하지만 라헬이 누구냐. 한다면 하는 여인네다. 가녀려보이지만, 강단있는 여인이다.
가득찬 복수에 약물과 물을 벌컥벌컥 넣는다.
500ml 한통을 마치고 일반물 500ml를 마셨다. 이걸 4번 반복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보통 2번이면 될거라며 약품을 하나 더 받아왔다. 라헬이 더 이상 못마시겠다고 한다고 할때부터 신호가 오기 시작한다.
화장실을 계속 간다. 밤새 힘들어 했다. 복수가 이렇게 차있는데 무슨 대장내시경이냐면서.
아침이 밝았다. 대장내시경을 하고 온다고 한다.
아마도 난소에서 터져 복수를 돌아다니던 악성세포들이 대장,소장,간,횡경막,복막등에 전이가 되었을텐데, 기본적으로 대장내시경을 통해서 대장에 깊이 뿌리를 내렸다면 내부에서도 보이기 때문에 (이렇게 되면 절제를 해야 하는 큰 수술이 되기 때문인듯하다) 대장내시경을 무리가 되더라도 진행하는 것 같았다.
앞으로의 모든 일정과 진행에
아무런 차질이 없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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