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 수술을 한달여간 진행하면서 병원에 오래 누워있었다. 양쪽발을 진행하기에, 왼쪽발을 수술하고 일주일후에 오른쪽발을 수술하는 대공사이기에, 오래동안 병상에 누워지내야만 했다.
다행히 직장에서도 병가를 두달간 받게 되어서 치료하는데에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계속 누워있게 되니 옆구리와 윗배가 나오기 시작했다. 살이 찌고 있구나.. 어서 발을 회복하여, 걷고 뛰고해서 이 복부에 차오른 지방을 태우기 위해 뛰어야지.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태국 단기선교를 다녀와서 오랜만에 만난 아내를 바라보는데, 통통하게 살이 오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마냥 좋았다. 다녀온 짐 정리를 하고, 청소를 하던중에 ‘생로병사의 비밀’을 우연치 않게 채널을 돌리다가 멈추었다. 그 이유는 거짓말처럼 증상이 너무나 비슷했기 때문이다.
‘생로병사의 비밀 – 난소암, 생존을 향한 희망의 마라톤’ 2023.08.02. 방송.
청소를 멈추고 자리에 앉아서, 끝까지 시청을 했다. 시청을 하면서 계속해서 서로 중얼중얼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닐거야’, ‘아니겠지’, ‘너무 비슷하다’, ‘와 진짜 너무 똑같네’
내일 날이 밝으면 진료를 받으러 가보자고 약속을 하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날이 밝고, 일하던중에 잠깐 시간을 내어, 강남 차병원에 방문을 했다.
복수가 찬 것처럼 배가 부풀어 올랐다고 하니, 초음파 촬영을 해보자고 하셨다. 예약을 하고 방문한 것이 아니라서 대기가 엄청 길었다. 두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듣고는, 아내가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나는 다시 직장으로 향했다.
차가 많이 막혔기에 도착하여 잠깐 일을 했는데, 전화가 왔다. 아내였다.
여보세요? 초음파 진료 다 받았어?
여보..ㅠㅠ(흐느낌)
왜그래!? 왜!? 아파?
여보.. 지금 보호자 빨리 오래.. 나 좋지 않은가봐.(눈물)
뭐!? 어디가 아프데? 문제있데? 기다려 금방갈게
나.. 암인 것 같데.. (이때 엉엉 울기 시작했다)
아냐 아냐 아닐거야. 잠깐만 기다려 아닐거야. 금방 갈게.
직장에 말을 하고 뛰쳐나갔다. 운전을 어떻게 했는지 지금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운전을 하면서 계속해서 부정했다. 아닐거야 아닐거야....
도착해서 초음파실 앞으로 뛰어갔다. 아내가 문이 열리고 나온다.
내 얼굴을 보자마자 오열을 한다. 나도 함께 눈물이 났다. 아직 제대로 검사를 안했으니까. 아직 몰라. 아닐거야. 라고 위로해줬지만
고개를 젓는 아내의 모습은 무언가 어두워보였다. 그리고 확신있는 말을 듣고 나온게 분명했다.
담당의인 심소현교수님의 호출이었다. 우측난소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터져있다. 악성종양, 즉 암이 진행된게 분명한듯하다. 소견서를 써줄 테니 빨리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시라고 하였다.
우리는 그렇게 국립암센터 임명철교수님께 소견서를 들고 찾아가게 되는 스케쥴이 생겼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우리는 어린아이와 같이 울었다.
서로 말도 못하고 울기만하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집에 도착한 우리는, 고요한 집안의 공기와 함께 거실에 앉았다.
이제 어떻게 하지..?
요즘에 약이 좋아서 검사받고 수술하면 나을 수 있는 병이니까. 힘내자.
무미건조한 대화를 나누고, 조용히 화장실과 방안에서 인터넷검색을 시작해본다.
‘난소암 생존율’, ‘난소암 치료과정’, ‘난소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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