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음만 먹었다. 미음을 먹으니 몸이 그래도 회복이 되는듯 하다.
오늘은 주일이다. 퇴원하라고 한다.
복수는 내려가있고, 여러검사를 통해 몸이 많이 쇠한 상태이다.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몸이 많이 말랐다.
그런데 복강내시경으로 검사를 했으니, 항암주사 일정을 잡아줄테니, 퇴원하라고 한다.
우리 부부는 다소 당황했다.
난소암 4기인데 이게 끝이 라구요?
무슨 상황에서든지 우리는 절망적일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주치의를 보기도 힘들뿐더러 연락을 할 길도 없고, 우리는 담당의에게 설명을 듣는게 전부였는데, 담당의는 너무나 차가운 말투와 짜증섞이고 바쁜 상황인것처럼 설명을 설렁해주고 떠나기 때문이다. 붙잡고 말해볼 수 있는 사람은 간호사들뿐이였지만, 이분들은 매뉴얼대로 주사만 놔주실뿐 무슨 궁금증을 해결해주리..
퇴원도 순탄치는 않았다.
쉬는 날이기 때문에 가퇴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날인 14일(월)에 정산이 제대로 되어서 퇴원수속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직장에 여러 서류들을 내야 휴직을 할 수 있는데, 가퇴원이라서 진단서등을 떼기가 어려웠다.
퇴원하면서 알게된 것은
바로 ‘중증’환자 제도이다.
대한민국은 중증환자에게 5%의 부담만 주고 나머지는 공단에서 처리하도록 되어져있는 아주 좋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 날 우리는 ‘중증환자’로 등록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내용을 찾아보니 암환자에게 5년 완치의 기준을 두는이유가 무엇일까 했더니
중증환자는 5년간 지원이 된다는 말과 연관이 있어보인다.
5년이 지나서도 중증환자일 경우에는 재등록의 방법이 있겠으나, 그 후부터는 개인의 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한다.
우연히 옆병실에서 만난 난소암환우가 이런말을 해주셨다.
이제는 더 이상 치료도 안받고 나는 호스피스로 가기로 했어. 라고 하셨다.
호스피스로 들어간다는 것은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그 이유를 묻자.
중증환자 혜택을 받고, 실비보험을 타서 계속해서 항암을 진행했었는데,
이제는 지원도 끊기고 실비도 더 이상 받지를 못해서, 가지고 있ᄋᅠᆻ던 전재산으로 치료를 진행했었는데, 대략 3억정도를 다 쓰고 나니, 이제는 돈도 없고 가족들도 힘들어하고 해서, 이제는 호스피스로 입원해서 그냥 포기하려고한다는 말을 들었다.
라헬은 이 말을 듣고 남아있는 남편을 위해서
자신은 혜택이 될 때까지만 치료를 받겠다는 엉뚱한 소리를 하며 운다.
듣고있는 나는 기가막히지만, 나를 생각하고 있는 라헬의 모습에 할 말이 없다.
서로 울기만 한다. 이러한 상황이 오지 않기를 기도할 뿐이다.
그렇게 입고 왔던 옷을 입고 퇴원을 준비한다.
그리고 다시 올 외래날짜를 받고, 짐을 챙겨서 퇴원을 하려한다.
어디로 가야할까.
알아봤던 요양병원으로 가볼까
서울 집으로 가볼까 하다가
엄마아빠가 계신 처가로 향하기로 한다.
일단 거기에서 몸을 요양해보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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