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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병 이야기

난소암 4기_2차 항암주사 - Paclitaxel (파클리탁셀) 과 Carboplatin (카보플라틴) #국립암센타

by letsPraise 2023.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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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항암주사날이 밝았다.

1차 항암주사를 맞은지 3주가 지난 날이였다.

외래진료 2시간전에는 채혈을 해야 했기에, 아침 일찍 금식후 채혈을 하기위해 국립암센터에 도착을 했다. 이제는 익숙해진 도로와 익숙한 이정표를 지난다. 그리고 1차때와는 다르게 2차항암주사를 맞기 위해 도착한 같은 장소는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저 멀리서 울고있는 그룹의 가족들을 보며, 나도 지난 3주전에는 저랬었지.. 라는 생각을 들게 하였다. 그렇게 바라보니, 외래진료를 기다리는 저 가족을 바라보니, 이제 무언가를 뛰어넘은 그들만에 행복한 미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이제 작은 언덕들을 넘어가고 있다. 오늘은 항암2차주사를 맞는 작은 언덕을 향해 올라간다. 이 주사를 맞은후에는 항암반응이 시작되어 머리털도 빠질것이고, 체력적으로 피곤해질것이며, 먹지도 잠을 자지도 못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알수 없는 부작용에 몸서리치게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작은 언덕이다. 이 언덕들을 넘어가다보면, 수술이라는 큰 산이 기다리고 있다. 그 산은 멀쩡해보이는 몸을 개복하여 그 안에 담겨져있던 악성세포들을 제거하고, 항암으로 녹지 않은 장기들을 뿌리를 찾아 제거하고 잘라내는 깊고 깊은 산맥이 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체력을 준비해야 한다. 큰 산을 넘기 위해 지금의 작은 언덕은 숨차지 않게 가볍게 넘어가야 할 것이다.

 

외래진료를 통해서 주치의 임명철 교수님을 만난다. 알 수 없는 영어로 적혀있는 모니터를 바라보면서 설명을 듣게 될 텐데, 피 검사를 통해서 현재 상태를 알게 되고, 백혈구수치와 CA125수치가 적당한지 확인하고, 2차 항암주사를 허락받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항암과 수술일정을 설명해주셨다. 큰 산의 이름표가 붙었다. 이제는 그 날짜대로 진행되도록 작은 언덕들에서 체력을 기르고, 근육을 길러야 하는 시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수님의 설명과 안내를 듣고나니, 앞으로 가야 할 길에 앞을 볼 수 없게 퍼져있었던 안개가 조금은 걷힌 듯 했다.

항암주사를 맞기 위해 침대를 선택하신 암환우분들

2차 항암주사도 마찬가지로 1차 항암주사와 같았다.

CA125수치(0~35 정상)1차때는 1300대였는데 이번에 2차를 맞기전에 검사를 통해 얻은 수치는 125이였기 때문이다. 많이 떨어졌다. 아니 정상수치까지 떨어지면 좋겠다.

그래서 아마도 주치의는 1차 항암주사와 같은 주사를 처방하지 않았을까 싶다.

항암주사를 투여하기 30분전에 병원내 약국에서 받아서 입안에 녹여먹어야 한다. 구토방지

Paclitaxel (파클리탁셀) Carboplatin (카보플라틴)이였다.

항암주사 Paclitaxel ( 파클리탁셀 )  - 병과 튜브형태가 있다. 병은 사람이 만든것, 튜브는 로봇이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940분정도에 항암주사실에 방문을 했는데도, 침대석은 가득차서 대기를 해야 했다.

30분이 지나서인 1030분정도가 되니 자리가 나기 시작했다. 궁금했다. 갑자기 자리가 나는 이유는 뭘까.

이분들은 재발이 되어서 주사를 하나만 간단히 맞고 돌아가는 항암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침대에 눕고나서 구토방지용 수액, 링거액이 담긴 수액등을 준비해주신다.

혈관을 찾아서 나비주사를 놓는데, 역시나 한번 실패한다.

라헬은 마음도 좋다 괜찮아요. 일하시다보면 그럴 수도 있죠.” 그러면서 다른 팔을 내민다.

항암주사  Carboplatin ( 카보플라틴 ) - 차광해야만 하는 주사제이다.

항암 주사를 다 맞았다. 그런데 마지막에 간호사가 무슨 급한일이 있었는지, 아니면 초보인지..

나비주사끝을 잘 붙들고 있긴했으나, 덕지덕지 붙여놓았던 고정용 테이프들을 한손으로 무자비하게 뜯기 시작한다. 라헬이 고통스러워서 아프다는 말을 했지만, 무슨 생각이였는지 테이프를 마구 뜯는다.

모르는 내가 보아도, 나비주사가 혈관벽을 이리치고 저리치고 했으리라 생각이 된다. 그렇게 뜯어낸후 주사를 뺐다. 그리고 압력이 가해지는 스티커를 붙이며 30분후에 떼라고 한다. 피멍이 들게 뻔하다. 왜 이렇게 했을까.. 뭐가 그렇게 급했을까.. 원망스럽기도 하고 화도난다. 하지만 일하다보면 그럴 수 있다는 라헬의 첫 말이 생각난다. 이것까지도 용서해야 하는가.. 아니면 이미 벌어진 일이기에 화를 낸다 한들, 결과는 바뀌지 않을터이니 그저 속상해하며 돌아가야 하는 것인가.

이렇게 항암 2차 주사를 6시간이 소요되어 마쳤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씩씩하게 모든 과정을 이기고 있는 라헬을 칭찬한다. 그리고 찬양을 들으며 집으로 향한다.

영양사 간호선생님께 물어보았는데, 커피도, 소갈비도, 무엇을 먹던지간에 타지 않고, 짜지 않게라는 말을 해주셨기에. 오늘 돌아가는 길에 약속을 했다. 오늘은 소갈비를 먹자며 즐겁게 귀가할 수 있었다.

 

오늘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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