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2차 주사를 맞은지 4일차.
월요일에 주사를 맞고 예상대로 4일차인 목요일부터 몸이 불편해 지고 있습니다.
손가락끝과 발가락 끝에 새로운 통증이 추가되고 있습니다.
자주 마사지를 해줘야 통증이 다소 감소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걷기를 하고 싶어도, 발가락 끝에 생긴 통증으로 인해 걷는 것도 많이 걷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항암주사 부작용이라고 해야 할지. 반응이 잘 이루어 지고 있어서 나타나는 증세일지는 모르지만..
병원 처방전으로 받아온 진통제와 저림방지용 알약들이 많은 것을 보면
난소암은 특히나 손발끝 통증이 확실한 편인듯하다.
구토패치인 산쿠소패치 덕?에 구토는 하지 않고 있다. 멀미증세도 없다.
많은 글을 보면 항암주사는 구토와 식욕부진, 구내염등으로 식사를 잘 하지 못해서 몸이 쇠약해진다고 하였는데, 산쿠소패치를 붙이면 구토증세는 크게 일어나지 않는다. (역시나 케이스 바이 케이스 겠지만.. )
그런데 1차와는 다른 점이 있다. 물론 1차때는 복수가 가득차서 호흡과 식욕, 걷기, 수면등에 문제가 있었지만..
2차때는 손발끝 통증과 수족냉증이였던 라헬 몸에 새로운 반응인, 손발이 뜨거운 느낌이 생겼다.
백혈구증가주사 (호중구)를 맞으면, 관절에서 백혈구가 생성되기 때문에 관절에 통증이 있을거라 하였는데, 역시나 관절마디마디가 아프다고 통증을 호소한다.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줍는 일, 머리카락을 쓸어 담아 청소하는 일이 하루의 일과에 상당시간을 차지했었다. 아무리 모자와 가발등을 선물받아서 착용한다 한들,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막을 길이 없었다. 심지어 라헬이 다니는 모든 방과 의자, 침대등에는 머리카락이 수북히 쌓여있고 흩어져있을정도로 상당했다. 머리카락을 그저 청소기로 치워도, 다시 누우면 그만큼 널려있다.
그래서 암을 투병하신분들의 조언에 따라서, 머리를 삭발하러 미용사 누나에게 방문했다. 고민할 여지와 틈도 없이 바로 머리를 자르기 시작한다. 갑작스러웠지만 미리 예상했었으리라.. 하지만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눈물이 흐른다. 길었던 머리카락이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처음만나는 두상을 볼 수 있었다. 아마도 갓난아기때 환하게 까져있었던 두상이였으리라..
라헬 본인도 자신의 머리털이 사라진 두상은 처음보았다. 남편인 나도 이 머리카락이 짧아진 두상을 만져보니, 이제야 암환자인 것이 각인되는 순간이였다.
머리카락을 모두 제거하고 만져본 머리는 군대로 입대했던 지난 청년시절의 눈물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카랑카랑해진 두피를 만지니 고압전선이 내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가는 까끌한 기분의 한숨이 내쉬어졌다.
내가 이정도라면 라헬은 어땠을까. 흐르는 눈물에도 미소를 잃지 않는 그 모습은 마음이 아프기도 전에 꽃이 떨어지고 있었다.
오늘 라헬은 까까머리의 민둥산이 되어버렸다.
누군가 머리를 짧게 자르면 무엇의 다짐을 했는지 묻게 되듯이, 라헬의 짧은 머리를 보니, 항암환자의 결연한 다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는 다짐을 하듯이 눈물을 훔쳐내며 밝은 미소로 답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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