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다이스, 우물에서 라헬을 만난 야곱, 19세기 .
William Dyce (1806–1864),Jacob meets Rachael at the well,
early-mid 19th cent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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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다이스(William Dyce, 1806-1864)는 <우물가에서 라헬을 만나는 야곱>을 그렸다.
이 작품은 야곱과 라헬의 숙명적인 만남의 장면이다.
어머니 레베카와 공모하여 눈먼 아버지 이사악과 사냥나간 형 에사우를 속여 축복을 가로챈 야곱은
큰 대가를 치러야했다.
아버지가 죽자 형으로부터 죽음의 위협을 느낀 야곱은 도망자의 신세가 되고 말았다.
레베카는 아들 야곱에게 자기 오빠 라반에게로 도피하라고 말했고,
야곱의 외숙 라반은 유프라테스 강 상류 메소포타미아 지방 하란이란 고장에 살았다.
야곱이 오랜 여행 끝에 하란의 우물가에 도착하자
그곳 목자들에게 라반을 알고 있는지 물었고,
그들이 라반의 딸 라헬이 양 떼를 몰고 온다고 하였으며,
야곱은 라헬에게 다가가 우물에서 돌을 굴려 내어 양 떼에게 물을 먹인 다음
라헬에게 입 맞추고 목 놓아 울면서 자기가 레베카의 아들임을 밝혔다.
야곱은 아름다운 사촌 라헬을 처음 본 순간 깊은 사랑에 빠졌다.
매우 실감나게 표현한 라헬을 향한 야곱의 애절한 눈빛과 사랑의 몸짓은 화가의 경험에서 나온다.
화가는 라헬을 얻기 위해 14년이라는 오랜 인고의 세월을 보낸 야곱처럼
마흔네 살이 돼서야 흠모하던 여인을 아내로 맞았기 때문이다.
그림의 배경으로 하란의 산들이 보이고 그 아래로 황량한 광야가 펼쳐져 있다.
우물에 오른 손을 짚고 고개를 숙이고 눈을 내리깐 라헬은 새침함뿐 아니라 우수의 그늘이 서려 있으며,
그녀를 당기고 있는 야곱의 눈빛에는 사랑의 애절함뿐 아니라 도망자의 불안감도 읽을 수 있다.
아름다운 사랑에는 즐거움만 있는 게 아니라 슬픔과 애절함도 있기 때문이다.
야곱의 허리춤에는 여행길에 필요한 가죽 물통이 달려 있고,
그의 몸에는 짐승 털옷이 걸쳐 있지만 그의 살갗은 성경 말씀처럼 매끈하다.
야곱의 적극성에 비해 라헬은 소극적이고 침통해 보인다.
하지만 화가는 두 사람이 허리춤에 두른 스카프의 유사성을 통해
이들이 이미 인생의 동반자가 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라헬의 뒤편으로 멀리 서 있는 종려나무 두 그루도 이들의 사랑에 대한 상징으로 그려졌다.
두 그루의 종료나무는 사막에서 물을 찾는 기쁨처럼
두 사람의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라헬은 야곱과 우물을 사이에 두고 서 있고 그녀의 한 손은 야곱에게 붙잡혀 있지만,
다른 한 손은 우물의 가장자리를 잡고 있다.
라헬은 기존의 삶과 새로운 인생 사이에서 갈등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우물은 야곱의 집안 대대로 내력이 깊다.
아브라함이 이사악의 반려자를 구하기 위해 늙은 종 엘리에젤을 보냈는데,
이곳 우물가에서 어머니 레베카를 만났기 때문이다.
이 우물가에서 야곱도 결정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이 만남으로 인해 야곱은 한 여인에게 14년의 세월을 바치며 온갖 수모와 고생을 감내해야했다.
가까이 있는 여인을 그리면서 14년을 하루 같이 보내야했다.
라헬의 손을 잡고 자신의 가슴팍에 기대어 심장소리를 듣게 하는 야곱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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